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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후 처음으로 울었던 그날, 내 마음이 무너졌다

집순이 팀장님 2025. 4. 1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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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다는 것의 무게, 그리고 엄마로서의 무너진 날에 대한 기록입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감정의 붕괴’

아이를 낳기 전엔 몰랐어요.
사랑이 이렇게 벅차고,
행복과 함께 눈물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걸요.

‘엄마’라는 이름이 붙은 순간,
사람들은 말하죠.
“아이고 축하해요”, “예쁘겠어요”, “행복하죠?”
하지만 그 축하 속에 숨겨진 질문은 없었어요.

“요즘 당신은, 괜찮나요?”
그 질문을 듣지 못한 채, 나는 어느 날
아이를 안고 조용히 무너졌습니다.

 

무너지지 않으려 애썼던 그날의 기록

어느 평범한 하루였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시작됐어요.
새벽 두 번 깨고, 아침밥 차리고, 기저귀 갈고.
남편은 출근하고, 나는 씻지도 못한 채 거실 바닥에 앉아
뒤집기를 시도하는 아이를 바라봤죠.

그 순간, 별일도 아닌데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어요.
이유 없이요.
그냥... 너무 버거웠어요.

사진: Unsplash 의 Helena Lopes

 

“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요”

잘 자고, 잘 먹이고, 잘 놀아주는 게
좋은 엄마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자꾸 제 감정을 감췄어요.
힘들다는 말 대신 웃으려 했고,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괜찮아”를 입에 붙였죠.

그런데 어느 순간,
나 자신이 너무 작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만 사라진 것 같은 기분

세상은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아기 용품’, ‘육아템’, ‘발달 체크리스트’
모든 것이 아이에게 맞춰졌고,
그 속에서 엄마인 나는 점점 잊혀지고 있었죠.

예쁜 육아 일기장은 아이 이야기뿐.
거기엔 “오늘 나는 어땠는지” 적혀 있지 않았어요.

 

그날, 조용히 부엌에 서서 울었다

아이는 낮잠을 자고 있었고,
나는 싱크대 앞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기억나요.
찬물 소리에 묻혀 터져나온 숨죽인 울음.

“이렇게까지 힘들어도 괜찮은 걸까.”
“나 진짜 잘하고 있는 걸까.”
그날 처음, 엄마인 나도 사람이고, 아프고, 외롭다는 걸 인정했어요.

사진: Unsplash 의 Sebastian Pociecha

 

엄마도, 안아줘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날 이후, 조금씩 달라졌어요.
더 이상 참지만은 않기로 했고,
나도 돌봐야 할 존재라는 걸 내가 먼저 인정해주기로 했어요.

아직도 가끔은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그렇지만 그 눈물이 부끄럽지 않아요.
그건 아이를 위해 울었다기보단,
엄마인 나 자신을 위해 흘린 눈물이니까요.

사진: Unsplash 의 Reba Spike

 

누군가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당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끔은 울어도 괜찮아요."

엄마도 울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다시, 아이 앞에서 웃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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